포도주의 역사는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중세의 수도승들은 좋은 포도주 저장고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프랑스에서는 적포도주와 백포도주가 주종을 이루는데 샴페인과 분홍색 포도주도 많은 양이 생산되고 있다. 프랑스는 포도 재배에 유리한 기후 조건과 토양을 갖추었다. 포도는 여름이 덥고 건조하며 겨울이 춥지 않은 지중해성 기후에서 잘 자란다. 적포도는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지중해 연안에서 풍부한 당과 진한 색을 낼 수 있고, 청포도는 약간 서늘한 곳에서 자라야 신맛이 적당하다. 그리고 석회질이 많은 토양도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프랑스 북부의 청포도와 남부의 적포도는 품질이 아주 좋으며, 이를 재료로 한 프랑스의 포도주는 질과 양에서 세계 제일이다. 생산지의 지명이 그대로 포도주의 상표 이름이 되는데 보르도(메독, 쎙떼밀리옹, 소떼른느), 부르고뉴(보졸레, 마꽁, 뿌이이), 알자스(실바네, 리슬링), 꼬뜨-뒤-혼느, 쥐라, 루아르, 프로방스 등은 세계적인 포도주 산지들이다. 보르도와 부르고뉴는 적포도주로 유명한 반면, 알자스는 백포도주로, 그리고 상빠뉴는 샴페인으로 유명하다. 또한 꼬냑이나 아르마냑의 브랜디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여기에 약초를 넣어 많은 종류의 리큐어를 만드는데 특히 베네딕틴이나 샤르트러즈가 유명하다. 보르도와 부르고뉴는 프랑스에서 적포도주 최대 산지이면서 백포도주도 생산한다. 이 지역은 이미 로마시대부터 포도주의 생산지로 알려졌고, 현재는 세계 포도주 생산량의 22%를 차지하며 세계로 수출되는 포도주의 약 70%를 생산한다. 산지와 생산연도에 따라 포도주의 질이 다르지만 생산연도가 질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프랑스의 포도주는 우선 병모양을 보고도 그 생산지를 식별할 수 있다. 보르도 포도주병은 어깨가 없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론느 계곡의 포도주병은 부르고뉴 포도주병과 비슷하지만 키가 더 작은 것이 특징이다. 알자스 백포도주병은 훨씬 더 키가 크고 홀쭉하다.
프랑스의 포도주 상점에서는 여러 병을 한데 묶어 몇 천원에 파는 막포도주에서 한 병에 수 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포도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등급의 포도주를 판매하고 있다. 포도주 병에 붙어 있는 라벨(étiquette)만으로도 그 포도주의 등급을 알 수 있는데 크게 세 종류(A.O.C., V.D.Q.S., V.C.C.)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포도주인 ‘아오쎄’(A.O.C.)는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다. V.C.C.(vin de consommation courante)는 벵 드 뻬이(vin de pays)나 벵 드 따블르(vin de table)와 같은 서민용 포도주를 말하는데 이탈리아에서 수입 된 막포도주나 여러 산지의 포도주들을 혼합하는 것이 많다. 포도주는 산지뿐만 아니라 수확년도에 따라서도 품질이 구분된다. 포도 수확기의 날씨가 포도주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포도주는 1990년산이라면 종류에 관계 없이 마음놓고 마셔도 좋다. 1995년산도 품질이 좋지만 1990년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1989년, 1961년, 1955년산이 좋은 포도주로 알려져 있다. 가끔 라벨에 생산년도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포도주를 발견하는데(생산년도 표시는 의무가 아님), 이런 포도주는 혼합주일 가능성이 높다. 포도주는 브랜디에 비해 알콜 도수가 높지 않으므로 저장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훌륭한 저장고는 어둡고 조용하며 공기와 습기가 적당해야 한다(75%의 습도와 섭씨 11도가 최적이다). 백포도주를 지면 가까이에 보관하는 것도 요령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포도주 병을 세워서 보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코르크 마개가 말라 공기가 유입되면서 포도주가 상하기 때문이다. 어떤 포도주들은 생산하자마자 소비해야 하지만 어떤 것들은 방법만 좋다면 오래 보관해도 문제가 없다. 특히 보졸레 누보는 생산된지 몇 달만 지나도 변질되는데 새로운 판매 전략 이후(11월의 세 번째 목요일에 전세계에서 동시에 판매함) 한 달이 되기 전에 동이 나고 만다. 프랑스인들에게 포도주는 하나의 예술품이다. 이들은 포도주의 종류에 따라 몇 도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맛이 좋으며 어떤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가를 연구하였다. 일반적으로 적포도주는 실온에서 마시는 것이 좋으며 백포도주는 냉장실에 넣어 약간 차게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백포도주는 생선이나 닭고기와 같이 흰색의 육류와 잘 어울리는 반면, 적포주는 붉은 색의 육류와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맛이 강한 포도주는 마시기 한 두 시간 전에 마개를 열어 두어야 하는데 이를 데깡따시옹(décantation)이라 부른다. 그러나 매우 오래된 포도주는 마개를 열자마자 마시는 것이 좋다. 프랑스인들은 포도주를 주로 식탁에서 음식과 함께 마신다. 고급 음식점에서는 소믈리에(sommelier)라는 포도주 전문가가 직접 포도주를 서빙하는데 마개를 따서 병끝을 닦은 다음 주문한 사람의 잔에 따라 주고 이상 유무를 확인시킨다. 이때 라벨을 손님에게 보여주며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포도주는 상한 경우가 흔하므로 맛이 이상하다면 다시 가져오도록 한다. 프랑스에서는 포도주를 주문하고 서빙하는 것은 항상 남성의 몫이다. 또한 잔을 받을 때 들어올리거나 잔을 돌리지 않는 것이 예절이다. 프랑스인에게 포도주 없는 식탁은 상상할 수 없으며, 프랑스 요리는 포도주와 함께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색깔에 따라서 적포도주(vin rouge)와 백포도주(vin blanc), 그리고 분홍색의 로제 포도주가(vin rosé) 있다. 흔히 샴페인이라는 영어식 이름으로 알려진 샹파뉴(champagne) 역시 상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발포성 포도주이다. 병의 마개가 펑 튀어나가면서 거품이 하얗게 솟아오르는 샹파뉴는 포도주의 왕이라 할 수 있다. 하얀 거품과 부드러운 맛, 마신 후의 향긋한 영운으로 인하여 샹파뉴는 약혼과 결혼, 생일날, 축제, 시험에 합격한 날 등 특별한 날에 없어서는 안 되는 술이다. 코냑(cognac) 역시 보르도 근처의 코냑 지방에서 생산되는 고급 포도주의 일종으로 포도주를 증류한 것이다. 포도주는 식사하며 마시는 술이다. 포도주 중에서 상파뉴와 백포도주, 로제는 차갑게, 적포도주는 실온 그대로 마시는 것이 좋다. 여름에 고기 요리를 먹을 때 적포도주 대신 차갑게 한 로제를 마시면 시원하다. 그러나 적포도주 중에도 어떤 것은 차게, 어떤 것은 마개를 따고 나서 30분쯤 후에 마셔야 제 맛이 나는 것도 있다. 마실 때에는 포도주 잔에 3분의 1 정도를 따른 후, 잔을 천천히 돌린다. 잠자고 있는 포도주와 그 향기를 깨우기 위해서이다. 잔을 돌리는 동안 빛깔을 음미하고 냄새를 맡는다. 이렇게 시각과 후각을 먼저 자극시키고 나서 한 모금 머금고 포도주의 단맛과 쓴맛, 신맛, 매운맛을 느끼도록 혀의 각 부분에 골고류 닿게 한다. 포도주는 단숨에 들이키지 않아야 한다. 맛을 충분히 느끼면서 천천히 마셔야 하는 것이다. 첫 맛은 거부감이 없고, 중간 맛은 풍부하고, 끝 맛은 오래 지속되어야 좋은 포도주라 할 수 있다. 포도주 병의 아래 부분이 들어간 것은 잔에 따를 때 발생하는 역류현상을 막기 위해서이다. 포도주의 잔의 빛깔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 투명해야 하고 매끈해야 하며 입술에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얇아야 한다. 또한 포도주의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중간 부분은 볼록하고 윗부분이 좁아지는 잔이 알맞다. 포도주는 요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적포도주는 육류 요리, 백포도주는 생선 요리, 그리고 로제 포도주는 어느 요리에나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음식 재료와 같은 지바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도 좋고, 특별히 좋아하는 포도주가 있다면 음식에 관계없이 마실 수도 있다. 전채와 주요리 후식에서 마시는 포도주도 구분되어 있다. 요리와 잘 어울리는 포도주를 마시는 것은 식사의 큰 즐거움이다. 여러 지방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종류의 포도주는 프랑스 요리의 비결 중 하나이다. 요리의 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향료와 함께 포도주를 사용하는 것이다. 포도주는 요리의 맛과 향을 돋우거나 부드럽게 하는 데에 사용되며, 그 미묘한 맛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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